겨우내내 움크리고 있다가 날씨가 따사로워 보여
탄천 산책길에 나섰다.
일주일에 세번하는 수영으로 운동을 다 한다는 생각으로
걷는 운동을 안하다가
봄바람이 부는 것 처럼 따사로운 햇볕을 느끼고 싶어서
집을 나섰다.
그런데 차츰 구름이 몰려오면서 스산한 날씨로 변해버린다.
한참을 부지런히 걷고 있는데
뒤에서 누군가가
"할메! 운동 나왔어요?"
친근한 사투리로 묻는다.
뒤돌아 보니 모르는 얼굴.
아, 예 그래요...
자기도 운동을 나왔다고 하면서...
그래 분명 나는 할머니다...ㅠ
그런데 듣는 할메 영 기분이 언짢은걸....ㅠ
오마나!
뒤에서 봐도 내가 할메로 보이나?
그래도 나는 나름 제법 씩씩하게 걸으며
뺨을 스쳐가는 봄바람에 기분이 좋아서
또 오랫 만의 나만의 시간을 가지며
기분 좋게 콧노래까지 흥얼거리며 걷고 있는데...할메라니...
나에게 말 걸어온 그녀는 내가 보기엔 정말 정말 할메...ㅋㅋ
오지랖 넓게 자꾸 말 걸어오는게 싫어서
그리고 내 즐거운 시간을 빼앗기는게 싫어서
더 이상 기분 상하기(?) 싫어서
부지런히 앞서 걸어가다 뒤돌아보니 저 뒤에서 정말 할메처럼 걸어온다...에효^^
어느새 따사로운 햇볕은 다 어디로 가고 회색 하늘이다
언제나 처럼 탄천을 걷는 일은 즐겁다.
아직 스산하지만
분명 봄은 오고 있었다.
버들강아지가 봄이 오고 있음을 알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