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 루이지 데이 프란체시 성당의 카라바조의 마테오 연작을 보러 가는 길에 들린
나보나 광장, 성녀 아네스 성당, 판테온...
나보나 광장은 로마에서 가장 아름답고 낭만적인 광장이라는데
우리가 간 날은 비가 부슬부슬 내리는 좀 스산한 날씨였다.
그래서일가? 거리의 음악가와 화가들로 언제나 활기가 넘친다는데
그런 낭만적인 분위기가 아니라서 좀 서운했지만
그래도 카페에 앉아 따뜻한 커피 한잔으로 나름대로 분위기를 즐기도 했고...ㅎ
이 나보나 광장은 로마 최초의 경기장(1세기에 건설)이 있던 자리 위에
만든 광장으로, 로마에서 가장 아름다운 경관을 자랑하는 광장.....
17세기에 교황 인노켄티우스 10세가 이곳에 성당과 궁전, 분수를 건설하면서 부터
현재의 모습을 갖추었고 남북으로 길쭉학 생긴 이유는 경기장의 형태를
그대로 따랐기 때문이라고....
분수 뒤쪽으로 보이는
산타네세 인 아고네 성당(Chiesa di Sant'Agnesse in Agnes 성녀 아네스 성당)은
17세기 이탈리아 바로크 양식의 전형으로 평가받는 건물로,
1652년 교황 인노켄티우스 10세의 의뢰로 베르니니와 앙숙이던
보로미니가 설계를 맡았다.
그의 건축물답게 탑의 1층은 정방향이고 2층은 원형으로 비다칭적 형태를 띠지만
신기하게도 건물 전체의 분위가와 잘 어울린다.
산 피에트로 대성당 이후 가장 뛰어나다고 평가받는 돔은
움푹 들어간 건물의 정면때문에 오히려 부각된다.
내부는 금과 보석으로 화려하게 치장했는데,
이것은 이 성당에서 미사를 보던 신자들에게 하늘의 영광을 느끼게 하려는 의도였다고 한다.
(이탈리아 데이 참조)
(성녀 아네스 순교자의 유해가 모셔진 작은 경당)
성당을 세운 자리는 순결을 상징하는 성녀 아네스(Saint Agnes)가
그녀의 신앙을 포기시키려는 사람들에 의해 발가벗겨진 채 묶여 있던 곳으로,
그때 머리가 자라나 그녀의 알몸을 덮는 기적이 일어났다고 한다.
성녀 아네스(Saint Agnes, 2세기)
그녀와 관련된 전설이 여러가지가 있는데,
그중 로마의 정치가가 자신의 아들과 결혼 시키려다 거절 당하자,
그녀가 기독교도임을 고발했다는 설이 유력하다.
당시 법으로 처녀는 처형할 수 없었기 때문에 그녀는 발가버겨진 채
매춘굴에 버려졌는데, 기도를 하자 머리카락이 자라 몸을 가렸고,
무사히 하루를 넘겼다고 한다.
기독교 박해가 심했던 시기였기 때문에 처녀였지만 결국 화형을 선고 받았는데,
나무에 불이 붙지 않아 칼로 찔려 죽임을 당했다고 한다.
순교 후에 어린 양을 안고 장예식장에 나타났다는 전설로 그림과 조각에
어린 양과 함께 묘사된다.
진실에 대한 논쟁은 끊임 없지만, 13세의 어린 나이에 순교했다는 것만은 확실하다고 한다.
(이탈리아 데이 참조)
중앙 광장의 파우미 분수(Fontana dei Fiumi)와 오벨리스크
파우미 분수는 거장 베르니니가 제작한 것으로,
나일 강, 라플라타 강, 갠지스 강, 다뉴브 강 등
세계4대 강을 상징하는 조각물로 장식된 것이라고 한다.
판테온(Pantheon)
모든 신을 위한 신전(=만신전=판테온)으로 기원전 27년
아가라파가 지은 전통적인 직사각형 건물이었지만 118년 히드리아누스 황제 때 지금의 모습으로 바뀌었다.
판테온은 기독교 성당이 아닌 모든 신을 섬기는 신전이었기 때문에
7세기에 기독교인들이 판테온을 지나칠 때마다 마귀에게 고통받는다는 호소가 끊이지 않았다.
당시의 교황 보니파키우스 4세(재위 550-615)는
수레에 기독교 순교자들의 유골을 싣고 와 판테온 앞에 내려 놓는 등
황제에게 판테온을 기독교 성당으로 사용할 것을 강력히 요구하기도 했다.
1624년 이곳의 청동 25t을 뜯어 대부분 로마군의 대포를 만드는데 사용했고,
일부는 산 피에트로 대성당의 발디키노를 만드는데 사용하는 등
판테온을 장식하고 있던 청동 부조물들은 1600년대에 대부분 뜯겨나갔다.
609년 포카 퐝제가 '모든 순교자들을 위한 성당'이라는 이름으로
개축한 후부터는 지금까지 성당으로 사용되고 있다.
성당 봉헌일인 11월 1일이 가톨릭의 모든 성인 대축일 기원이 되기도 했다.
이후 중, 개축이 계속되었고, 현재의 모습은 18-19세기에 재정비된 것이다.
판테온의 창문, 오쿨루스 Oculus
판테온의 돔(오쿨루스)는 현존하는 로마 건축물 중 가장 오래되었고
보존이 잘된 것으로 돔의 내부 장식은 무게를 줄이기 위해
속이 빈 장식용 우물반지로 만들고 돌과 석회를 섞은 콘크리트를 사용했다.
거대한 오쿨루스는 현관에 가려지므로내부에서 보는 것이 실제 규모와 아름다움을 잘 볼 수 있다.
천장에 있는 유일한 구멍인 지름 9m의 오쿨루스를 통해 들어오는
햇빛과 달빛이 청동 벽면에 반사되어 만드는 영롱한 모습에
미켈란젤로, 라파엘로 같은 르네쌍스 거장들 조차 '천사의 디자인'이라는 극찬을 했다.
판테온 내부
라파엘로의 무덤
르네상스를 대표하는 화가, 라파엘로는 죽은 뒤 그의 바람대로 판테온에 안치되었다.
묘비는 聖母子 像 아래에 있으며,
왼쪽에는 그의 흉상이 있다.
라파엘로의 흉상
묘비에는 추기경 벰보가 쓴 글귀가 새겨져 있는데
그가 생전에 화가로서 얼마나 많은 사랑을 받았는지 짐작할 수 있다.
"여기는 생전에 대자연이
그에게 정복될까 두려워 떨게 만든 라파엘의 무덤이다.
이제 그가 죽었으니
그와 함께 자연 또한 죽을까 두려워하노라"
이 성모상 아래에 라파엘로의 무덤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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