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향유
백승훈 시인
단풍잎에 취했던가
은행잎에 취했던가
소슬바람에
물든 이파리 색종이처럼 뿌려 대는
키 큰 나무에게 다가서다가
무심코 밟아버린 보랏빛 꽃 한송이
나뭇가지 사이로 비껴 드는
햇볕 한 점 아쉬워 꽃대를 세우고
잠시 다녀 갈 나그네볕을 위해
꽃 속에 꿀을 숨긴 것도 죄가 되나요
허튼 내 발길에
무참히 허리 꺾인 꽃향유가
향기로 내게 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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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동네의 가을 풍경은
나뭇잎 색깔이 이제 변해가고 있구나... 그저 그런 마음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