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남편 이야기

그날, 12월 5일

 

 

 

지금은 가 볼 수도 없고 만나 뵐 수도 없는

먼 곳에 계신 나의 시어머니..

 

이 사진이 여기 우리가 살고 있는 곳에서의 환갑잔치 모습이 아니고

1989년 북에 사시던 어머니의 환갑 때의 모습이시다.

울 남편이 그렇게도 그리워하던 어머니.

북에 어머니와 어린 여동생을 남겨두고

아버지와 새벽에 남한으로 후퇴하는 국군의 트럭을 타고 그렇게 피난 길에 올랐던 남편...

그날이 1950년 12월 5일 새벽이었단다.

어머니께서 헤어지는 아들에게 "성진아, 엄마를 잊지마라" 하셨단다.

그렇게 지나간 세월이 60여년...

그 때 헤어질 때 어머니 나이가 32세...ㅜㅜ

어머니와 그렇게 헤어진 소년이 이제는 백발이 성성한 할아버지가 되었고...

 

어머니 사진 한장 없던 우리에게 기적같이 어찌어찌하여 어머니의 환갑사진과

어머니 돌아가실 때까지 모시고 살았던 어린 여동생이었던 그 딸의 가족사진을 받게 되었다.

사진 속의 여동생은 너무도 아버지를 닮아 있었다.

사진 속의 어머니를 보며 자기가 헤어질 때의 그 고운 어머니가 아니라고 눈물 보이던 남편.

이북에 계신 어머니를 그렇게나 그리워하시던 아버님보다 먼저 돌아가셨단다.

 

그래서 12월 5일은 우리에게 특별한 날이다.

해마다 12월 5일이 되면 우리 부부는 어머니를 기억한다.

이맘 때가 되면 남편은 많이 마음 아파한다.

그 꽃다운 나이에 자식과 남편을 떠나 보내고 어린 딸과 얼마나 힘들고 고단한 세월을 사셨을가?

지금 옆에 계시다면 꼬~옥 한번 안아드리고 싶다.

 

 

아버님, 어머님 결혼식날 사진이다.

아마도 결혼식이 끝나고 찍은 사진인 것 같다고 남편이 옆에서 귀뜸을 해준다.

가운데 계신 분이 남편의 외할머니시란다.

 

무슨 마음에서였을가?

그 어린 소년이 자기 사진 앨범을 가지고 피난 트럭을 탔다.

그 앨범 속에 이렇게 두분의 결혼식날 사진이 들어 있었다.

 

 

 

 

 

어머니

 

 

 

"엄마 잊지말라"며

 

눈물로

 

꼭 안아주던

 

은하수 저 멀리

 

아련한

 

어머니 얼굴

 

내 가슴 아리다

 

 

울 남편이 어머니를 그리며 썼던 이 詩

언젠가 내 블로그에 올렸던 시이다

 

'남편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아~어머니, 그리고 오늘 12월5일  (14) 2023.12.05
아~어머니, 그리고 오늘 12월 5일  (0) 2017.12.05
아~ 어머니....  (0) 2012.08.29
고국 방문단 환영식^^  (0) 2012.05.16
남편의 취미생활^^  (0) 2012.02.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