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개성공단 문제, 이산가족 상봉, 금강산관광 재개등으로
남과 북이 한참 줄다리기를 하고 있는 중이고 메스컴이 참 시끄럽다..
정치적인 것은 잘 모르겠지만
어쨋든 우리는 육이오 전쟁으로 가족을 북에 두고 온 이산가족이다.
잠깐의 이별이라 생각하고
아버지와 어린 아들이었던 남편은
어머니와 아기였던 여동생과 같이 사시던 외가댁 식구들을 남겨두고
두 사람만 남쪽으로 내려왔다.
그 세월이 60년이 넘어 이젠 소년이었던 어린 아들은 70이 넘은 할아버지가 되었고
북에 두고 온 아내와 딸을 그렇게나 그리워 하시던 아버님은 벌써 오래 전에 돌아 가셨다.
어찌어찌 소문에 북에 계시던 어머님도 아버님보다 먼저 돌아가셨다는 소식을 들은 남편....
얼마나 남편과 아들을 그리워 하셨을까를 생각하면
내마음도 아프다.
아버님께서 그렇게 터전을 잡고 사셨던 곳이 속초 ..
우리는 가끔 그 곳에 바람을 쏘이러 간다.
그 곳에서 같은 실향민들과 함께 사시다가 서울로 옮기긴 하셨지만
남편은 지금도 속초의 지리를 꿰고 있다.
방학 때 마다 속초에 사시던 아버님을 찾아 갔던 기억으로.....
바다가 있고 산이 있어 누구나 다 좋아하는 곳이기도 하지만
남편에게는 추억이 있는 곳이기도 하다.
지금이야 길이 좋아 두세시간이면 가는 곳이지만
옛날에는 서울 마장동에서 시외 버스를 타고 거의 하루종일을 가야했던 곳...
버스도 지금 같은 버스가 아니니 한계령을 넘다가 고장이 나서
길에서 몇시간을 다음 버스를 기다린 때도 있었단다.
장맛 철이라 갔던 날은 날씨가 잔뜩 흐려 하늘도 뿌옇고 바다도 뿌였다.
그래도 저 넓은 바다를 보면 마음이 탁 트인다.
그래도 다행스럽게도 비가 오질 않아 그나마 조금 위로가 되었다.
우리나라가 발전한 만큼 어딘들 변하지 않은 곳이 없겠지만
속초도 예외는 아니다.
갈 때마다 달라지는 여러가지 모습이 눈에 보일 정도다.
아바이 마을..
지난 번 갔을 때 보다 훨씬 더 정돈되고 깨끗해졌다.
아바이마을과 시내 쪽으로 연결되는 멋진 다리가 생겼고
함경도 아바이마을의 먹거리 식당들도 많이 정돈된 느낌이었다.
간판들은 역시나 다 함경도의 지명을 딴 이름들이다.
함경도 아바이마을의 대표적인 음식인 함경도식 순대,
함흥비빔낸면, 가자미와 무우와 좁쌀밥을 고추가루를 넣어 버무려 숙성시킨 가자미식해..
이곳에 오면 반드시 먹어줘야하는 메뉴이기도하다.
우리가 보통 흔히 보는 당면이랑 넣어서 만든 순대가 아니고
찹쌀밥, 우거지 , 채소등에 된장을 넣어 양념한 함경도식 순대.
쫄깃한 면발에 명태를 삭혀서 양념한 명태냉면...
순대 하나를 새우젓양념에 찍어 한입 베어 물면... 음....
잘 익은 쫄깃한 가자미식해의 그 맛...
아바이 마을에 가면 꼭 먹어봐야하는 메뉴다.....
바닷가 갯벌에 판자집들을 짓고 살았던 함경도 실향민들은
고향에서 어업에 종사했던 사람들이 많아 생계를 위해 배를 타고 고기를 잡았다고 한다.
특히 명태가 많이 잡히는 동해바다에서 명태를 잡아 올려
고향에서 하던 방식으로 겨울에 덕장에 걸어 놓고
자연으로 눈을 맞히고 얼리고 녹으며 말리는 과정으로 맛있는 북어(황태)를 만들어 팔아 생계를 꾸렸단다.
그 갯벌과 육지를 이어주던 갯배.
얼마전 까지만해도 무료로 타고 다녔는데 이번에 가 보니 운임을 받는다,
200원....
가만히 보니 그곳 사람들한테는 안 받고 외지 사람들 힌테만 받는다.
갯배 운영비로 쓰인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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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렇게 쇠막대로 잡아다니면서 끌어당겨 움직이게한다.
오른 쪽의 할아버지가 직원이고 손님들도 같이 잡아 당겨 배를 움직이는데
40년 전 쯤에도 저 배를 탈 때 우리도 저렇게 잡아 당기면서 탔다.
그 때는 직원이 없었고 손님들이 직접 배를 움직였다.
예전에는 필수 운송 수단이었던 저 갯배가
세월이 흘러 이젠 저 갯배는 아바이마을의 완전 관광 상품이 되어 있었고
그 옆의 멋진 다리는 속초의 발전의 상징처럼 보였다.
언제나 자주 가는 속초지만 이번에는
그냥 늦잠 자고 쉬고 맑은 공기 마시며
요즘 젊은이들이 너도나도 말하는 그야말로 힐링을 하고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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