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제, 어제 하루종일 가을비가 추적추적 내리더니
오눌은 그새 겨울이 온듯하다.
그 아름답던 단풍들이 아쉬운 가을을 배웅하듯이
온통 길거리마다 흐드러진다.
아파트 구석구석 낙엽들이 딩구니
낙엽 밟아보는 기분도 아주 괜찮네.
가는 가을이 아쉬워
난 오늘 혼자 낙엽길을 걸으며
나만의 가을을 만끽했다.
낙엽/ 이해인 수녀
낙엽은 나에게
살아 있는 고마움을 새롭게 해주고
주어진 시간들을
얼마나 알뜰하게 써야할지 깨우쳐준다.
낙엽은 나에게 날마다
죽음을 예비하고 살라고 넌지시 알려준다.
이승의 큰 가지 끝에서
내가 한 장 낙엽으로 떨어져
누울 날은 언제일까 헤아려보게 한다
가을 바람에 떨어지는 나뭇잎처럼
내 사랑의 나무에서 날마다 조금씩 떨어져 나가는
나의 시간들을 좀 더 의식하고 살아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