短想

아침단상

세시리아 2016. 1. 18. 11:19




홀로 있는 시간은

쓸쓸하지만

아름다운 호수가 된다

바쁘다고 밀쳐두었던

나속의 나를

조용히 들여다 볼 수 있으므로.

여럿 속에 있을 땐

미처 되새기지 못했던

삶의 깊이와 무게를

고독 속에 헤아려 볼 수 있으므로.

내가 해야할 일

안 해야 할 일 분별하며

내밀한 양심의 소리에

더 깊이 귀 기울일 수 있으므로.

그래

혼자 있는 시간이야말로

내가 나를 돌보는 시간

여럿 속의 삶을

더 잘 살아내기 위해

고독 속에

나를 길들이는 시간이다.



이해인 -고독을 위한 의자-